총신대학교 교수협의회(회장 김성태 교수 이하 교수협) 및 교수 18인이 26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우 총신대 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김영우 총장의 △금품 비리 의혹 △신학적 의혹 △사당동 총신대 기숙사 신축 강행 의혹 △이중직 의혹을 제기하며 “학교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김 총장이 스스로 퇴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총신대학교 교수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우 총신대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뉴스미션

“교단 총회장에 금품 전한 김영우 총장 사퇴하라”

교수협은 “지난달 15일 대구 수성 관광호텔에서 김영우 총장이 당시 예장합동 총회장이었던 박무용 목사에게 금품 2천만 원을 전달한 사실과 박무용 목사가 김영우 총장을 형사 고소한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며 “그럼에도 김영우 총장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핑계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이 3심까지 가게 될 경우 그 기간이 최대 2년까지 걸릴 것”이라며 “이 점을 김영우 총장이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년 뒤는 김영우 총장의 임기가 끝나는 시기로 결국 의혹이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총장직을 끝까지 지키려는 의도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교수협은 또한 김영우 총장의 신학적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김 총장이 지난 2013년 재단이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세계개혁교회국제학술대회’라는 행사를 교내에서 개최했는데 이 행사에서 주제강연과 분과강의를 진행한 학자들이 동성애와 종교다원주의, WCC를 옹호하는 인사들이라는 것이다.

김영우 총장은 당시 논란이 확산되자 “문제가 된 3명의 학자는 단순히 축사를 전하거나 인사를 하기 위해 참여했을 뿐”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교수협은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제 학생들 앞에서 강연을 펼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심지어 이들에게 주어진 강의료와 항공료 등 일체의 비용이 총신대 재정으로 지급된 것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교수협은 “한국교회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총신대학교에서 이러한 입장을 가진 이들이 강연을 펼쳤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더구나 왜 사실을 축소해 거짓 답변을 했는지 김영우 총장이 확실히 해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숙사 신축 강행…‘또 다른 이중직’ 논란도

이날 기자회견에는 총신대학교 총학생회장인 최대로 군도 함께 배석했다. 최대로 군은 “교수협 측이 전한 의혹뿐만 아니라 김영우 총장은 학교 기숙사 신축을 비정상적으로 강행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최대로 군은 “건축된 지 40년이 지난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우들을 보면 마음이 안타깝다”면서도 “그렇지만 법인이사들로 구성돼야 할 5인 건축위원회가 학교 직원들로 구성되는 점과 이에 대한 학교 구성원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신축을 강행하려는 점은 이상하다”고 말했다.

최 군은 이어 “재정 상황이 좋지 않으면서도 정부 지원(사학진흥기금의 ‘행복기숙사’ 지원 사업)을 받지 않는 방법으로 건축을 하려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 된다”며 “김 총장이 여러 의혹에 대해 제대로 답변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교수협은 “김 총장이 학교 재단이사장직을 물러난 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이사회 대표권을 갖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며 “이는 사학법에 어긋나는 것이다. 김영우 총장은 하루 속히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학교의 정상화를 위해 스스로 퇴진해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양지캠퍼스에서는 26일부터 학생들의 현수막 및 피켓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사당동 총신대 교수협은 “우리도 신대원생들과 함께 1인 시위부터 시작해 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김영우 총장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본지 기자가 몇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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