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는 기독교 박해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선거유세 기간 동안 클린턴과 트럼프 두 후보는 기독교 박해를 제외한 많은 사안에 대해 첨예한 대립을 보이며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 왔지만, 종교 박해는 거시적 의미의 외교 문제 혹은 IS 테러 행위의 일부로 간주하며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크리스천 포스트>는 "크리스천 박해 감시기구 오픈도어스의 통계에 의하면, 2015년 크리스천 박해는 이례 없는 증가를 기록했다. 종교 박해로 목숨을 잃은 크리스천은 7,000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간 언론은 전세계 곳곳에서 여러 가지 행태로 자행되고 있는 종교 박해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IS가 중동 지역에서 수년간 지속해온 크리스천을 포함한 종교 소수자에 대한 박해를 심도 깊게 다뤘다. 

공화당 트럼프 후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무슬림 난민수용 정책을 비판하는 자리에서 IS의 잔혹한 만행을 언급하며 크리스천 박해 문제를 간단히 지적했다. 

그는 “IS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잔혹한 행위를 일삼고 있다. 아이들을 학살하고, 성인이 되지 않은 여자 아이들을 성 노예로 팔고, 사람을 산채로 화형이나 참수형에 처하거나, 익사시킨다”며 “성지는 훼손당하고 크리스천은 집에서 쫓겨나 도망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민주당의 무슬림 수용책에 반대하며 “국가 안전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위험을 감수하지 말아야 한다”며 “여성과 아동 그리고 비무슬림을 억압하는 무슬림 급진주의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크리스천 박해에 대한 언급은 회피했다.

클린턴 후보는 IS의 테러 행위에 대해 “중동 지역에서 크리스천과 다른 종교 소수자의 생명을 타깃으로 해 이들을 말살시키려는 의도적인 극악무도함”이라 규정하면서도, 크리스천 난민 수용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국 정부는 크리스천 난민신청을 우선적으로 심사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정부는 난민 문제를 대하는 데 있어 종교를 고려하지 않아야 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특정 종교를 우선시 하는 것은 ‘미국의 가치와 역사에 반하는 처사’”라며 “당국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난민의 신분을 확인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 모두 미국 정부는 국제연합을 통해 IS 무력화에 힘써야 한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박해의 고통에 시달리는 크리스천 구제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언급은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픈도어스는 "이달 초, 두 후보 선거참모를 만나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크리스천 박해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질문했다"며 “두 참모 ‘모두 종교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수호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두 후보 모두 크리스천 박해 문제를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으며, 새 정부는 국무부에 경험이 풍부한 외교단을 구성해 국제 종교 자유 수호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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